무념이란 아무런 생각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생각을 떠나지 않으면서 그 생각에 얽매이지 않고, 물들지 않고, 집착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래서 '생각 속에 있으면서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 무념이 지혜의 완성, 곧 반야바라밀이다. 생각을 일으켜 보거나 듣거나 느끼거나 알더라도 그것에 오염되지 않아 항상 자유롭고, 대립하는 2분법이 모조리 사라져 생각이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게 무념이다. 무상에서 상(相)은 '차별'이라는 뜻이다. '차별 속에 있으면서 차별을 떠난다'는 것은 대립과 차별 속에 있으면서도 어느 쪽에도 얽매이지 않고, 물들지 않고, 집착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온갖 차별 현상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 무주다. 찰나마다 어떤 생각이 일어나도 그 어디에도 얽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