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아무리 일어나더라도 그 바탕인 허공에는 아무 흔적이 없다. 구름은 하늘을 가로지르며 지나가지만, 그 흔적은 허공에 남지 않는다. 인연 따라 그렇게 지나갈 뿐이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인연 따라 일어났다 사라지는 지나가는 생각의 흰구름 먹구름을 붙잡고 색칠을 한다. 어제 본 그 달은 변함없는 예전 그 달이던데, 오늘은 내 마음에 투영된 달과 닮았다. 한 생각 일으킨 마음이 착각을 하여 허공에 그물을 드리운다. 지나가는 한 생각을 낚아채서 어린아이 인형놀이 하듯 생각의 옷을 입힌다. 인연이라는 것의 변화와 불확실성을 받아들이지 않고 과도한 집착과 분별에 사로잡히면 고통스러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으면서도 생각이라는 번뇌는 쉽게 떨쳐지지 않는 따개비 같다. 그저 구름 가듯이 바람 ..